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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9-08-13

조회수12,313

제목

대전교도소 이OO 베드로 형제님의 편지

 

신부님

OO 베드로입니다. 요즘 신부님께 편지를 자주 드리는 것 같습니다.

저 원래 남자한테는 편지 잘 안 쓰는데...

1학기 마무리하며 고맙고 감사한 마음 담아서 저번에 편지 보내드렸었는데요. 오늘 퀴즈대회를 하고 와서 이 기쁜 마음, 즐거운 마음, 뿌듯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말씀드리고 싶어 무작정 또 펜을 듭니다. 대전에 온 지 9년 다 되어 가는데 늘 기쁘고, 감사하고, 행복했지만 올해가 가장 기쁘고 뿌듯하고 보람차지 않았나 싶습니다.

1년에 상반기, 하반기 2번씩 퀴즈대회를 했으니 중간에 성가대회 몇 번 빼더라도 최소한 15번 이상은 퀴즈대회를 한 것 같습니다.

참가한 적도 있고, 참가하지도 않고 밑에서 구경한 적도 있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참가는 하지 못했지만 구경하면서도 반장님 도와서 이것저것 챙기고 일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8월 초독학사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불참하였습니다. 참가하지 않을 때는 지금까지 어리단 이유로 반장님이 무언가 시키면 그 일만 하고 없으면 밑에서 오랜만에 만난 형제들이랑 얘기하고 구경하면서 보냈었는데 올해는 구경하면서도 도움이 되고자 해서 반장님께 가서 일도 물어보고 부족한 일손 도우며 보내니 2시간이 더 알차고 뿌듯하고 기뻤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반장님과 안내부에서 챙기고 행사진행을 전례에서 맡아서 하니 저도 참가했다가 딱 1번 본선 진출 못하고 떨어져보니 그 사람들 심정을 잘 압니다. 솔직히 다 귀찮고 빨리 끝내기만 바라면서 앉아 있습니다. 그 사람들 떡이라도 챙겨주고 마실 거 챙겨주면서 시간 보내다보니 누군가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구나 느껴지더라고요. 나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덜 가진 사람, 더 아픈 사람, 더 힘든 사람, 더 잘 알지 못하고 생소하고 낯선 사람을 위해 무언가 해주는 것. 이것이 주님이 바라는 것이고 신부님께서 늘 말씀하시는 것임을 느꼈습니다. 알면서도 모른 척 지나다가 막상 실천해보니 하는 동안도 그리고 다 하고나서도 정말 뿌듯하고 기쁜 시간이었습니다. 참가를 하지 않아 많은 라면을 받을 수 없었지만 무사히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니 1등한 사람보다 마음이 더 뿌듯하고 든든하고 좋았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어디에 있든 늘 이런 마음 가지고 이렇게 살아야겠구나 느끼고 다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나로 인해 누군가가 아주 조금 편안해지고 기쁠 수 있다는 것이 무척 보람차고 행복했답니다. 이 말씀 드리고 싶어서 무작정 펜을 들어 보았습니다. 1학기도 이제 1주일 남았습니다. 한 학기동안 고생 많으셨고요. 늘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제게 얼마의 시간과 기회, 자리가 허락될지 모르지만 늘 낮은 자세로 이웃을 사랑하고 도우며 봉사하며 지내겠습니다. 올 여름은 아직까지 크게 덥지 않아서 지내기 수월합니다.

그래도 8월이면 또 더워질텐데 건강 잘 챙기시고요.

다음에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늘 감사드리고요. 신부님! 사랑합니다!

 

2019.7.19.

OO 베드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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