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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9-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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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전교도소 이OO 프란치스코 형제님의 편지

 

 

찬미예수님.

신부님. 제가 오늘 하루를 그냥 그저 지나가는 것 같아도 그 자체가 아주 가치 있는 하루의 삶인 것이기에 마음이 복잡하고 괴로울 때는 드높은 가을하늘을 멀리 바라보고 기도를 합니다. 답답할 때 하늘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 질 때가 있습니다. 해뜰에서 바라보는 하늘을 더 파란 그리고 눈부시게 햇살이 쏟아지겠지요. 정말이지 바깥세상에 있을 때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하늘로 하얀 구름도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의 푸른 잎새까지 주변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고 고마움도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무엇을 하려 살아가는지. 가족과 사랑하는 이웃에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실망감을 안겨주고 물질적인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더욱 금요일 미사 강론 말씀을 가슴깊이 새기면서 송OO 토마스모어, OO 대건 안드레아, OO과 같이 형제들, 봉사자들, 신부님, 아버님, 어머님, 쾌유를 비는 병자를 위한 기도를, 아침기도 저녁기도 시간에 합니다. 오늘은 공소예절을 마치고 신OO다음 주는 어떤 기도문을 외울까요?” 하며 토론시간에 질문해서 반성기도와 통회기도를 하자고 했습니다. OO이가 신부님 말씀하신대로 기도의 뜻을 새기며 주요 기도문을 외울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기도문을 외우다보면 OO이의 신앙도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봉제에서 같이 생활하고 있는 변OO 플라도 형제는 직원 옷 재단과 수선 때문에 시간이 맞지 않아 미사에 참여 못하고 있지만 성경필사를 하고 복사, 성가대 옷 수선, 다림질을 하며 하느님의 자녀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일을 마치고 바치는 기도 시간에 봉제에서 신앙생활하는 형제들, 서로 위로하고 응원하면서 마음을 다독여 따뜻한 말 몇 마디에 신앙의 힘으로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기를 늘 기도했지만 온갖 변수로 형제들에게 크고 작은 일들이 생겨 안타깝기도 합니다. 20일 금요일에 직원과 비신자가 천주교 신자 임OO을 비방하는 것을 보고 그걸 참지 못하고 화를 내고 미사에 참여 했으니 제 태도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습니다.

신부님. 지나고 보면 저는 늘 부족함 투성이로 살고 있습니다. 처음 자매 상담 하면서 형제들 중에 신앙이 아닌 개인적인 사연으로 신부님, 수녀님, 바오로 선생님께 종종 부탁을 하는 일, 있다고 해서 저는 혹시라도 수녀님 자매님께 조금이라도 민폐를 끼치는 일이 생길까 주의하다보니 신부님께 안부 편지 쓸 때 같이 보내게 되었습니다. 금요일 신부님 말씀을 듣고 형제들 일로 또 수녀님 자매님께 편지 같이 보낸 것도 제 짧은 생각으로 행동했다는 것을 깨우치게 됩니다. 제가 적지 않은 나이에 여기서 생활하도 보니 여러 가지로 사람노릇을 못하고 있습니다. 아내 엘리사벳이 성지순례를 다니면서 그림을 그려왔는데 공세리에 지인이 있어 가을 운동회에도 다녀오고 홍익대 회원들과도 공세리에 그림 그리러 다니면서 신부님이 대전에 계시다는 것을 알고 해뜰에 찾아뵙겠다고 해서 제가 집으로 가면 함께 가자고 했습니다. 엘리사벳이 성가정을 이루고 사는 것이 꿈이라고 해왔는데 제 잘못으로 떨어져 살고 있으니 가족과 이웃에게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으로 성찰과 참회와 묵상을 하며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바로 세우고자 기도 또 기도하고 있습니다. 신부님 대자인 로베르토가 1급수가 되어 서산으로 가서 생활하고 있는데 상황이 1달에 2번 밖에 미사에 참여하고 있어 대전으로 신청해서 온다고 합니다. 대전에서 금요일 미사에 참석하는 것이 행복이었다고 합니다. 저와 천주교 거실에서 3년동안 생활했는데 바깥세상으로 나갈 때까지 같이 신앙 생활하자고 합니다. 하느님은 제가 생각하지 못하고 있어도 저와 주변 형제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심을 느낍니다. OO 아니아노 반장, OO 형제와 늘 이야기 합니다. 현명해서도 아니고 신앙심이 깊어서도 아니다. 그저 하느님의 이끄심을 거부하지 않고 따르기만 하면 된다. 가끔 우리가 처한 힘겨운 상황도 아무리 노력하고 성실히 살아도 쉽지 않은 이곳에서 신부님을 믿고 신앙의 힘을 얻어 자신감을 갖고 뚝심으로 밀어 붙여 살아가야겠습니다.

신부님 사실 여기서 금요일 미사 때 여하는 것만으로 행복하고 감사드릴 뿐입니다. 신앙 공동체에서 이기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뜻과 사랑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는 신부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버님, 어머님 병원에 계셔서 힘들고 어려운 때인데 미사해주시고 강복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신부님 사랑을 잊지 않고 간직해서 대전에 있던지 다른 곳으로 가더라도 언제나 그리스도인임을 자생하며 나머지 인생을 살아가겠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건강해지시고 평화로워지시기를 형제들과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이 모든 일에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신부님, 가족에게 편지 쓰고 나서 글을 쓰다 보니 신부님께 마음가는대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인들이나 가족은 여기 생활을 전혀 모르고 이해를 못하니 이야기할 수도 없습니다. 가끔은 같이 생활하는 형제에게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신앙이야기 말고 마음 속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제가 나이가 많다보니 배려하고 강한 척 하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산다는 것은 외로움이고 그리움입니다. 전 아직도 마음이 아파서 가슴앓이할 때 가 많아 사색하고 기도하다 보면 누가가 촉촉해지곤 합니다. 신부님도 아버님, 어머님, 가족을 떠올리면 마음앓이를 하실 때가 있을 것입니다. 힘내시라고, 천주의 성모마리아님께 기도합니다. 평화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를 통하여 주님의 평화와 축복이 신부님과 가족과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아멘.

 

OO 프란치스코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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