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6월에는 혹시나 했던 기대감이 다시 멀어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잠시 주춤했던 코로나로 6월에는 미사도 봉헌하고 신부님께 인사도 드릴 수 있겠다 생각했었는데 아직까지 저희들의 기도가 많이 부족했었나 봅니다.
공소 회장의 부재로 총무인 제가 공소 회장의 일을 하고 있다 보니 그 동안 제가 참 편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 혼자만의 신앙생활과 우리 모두의 신앙생활이 같으면 좋은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보니 그 각자의 개성대로 신앙생활의 모습들이 나타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 향하는 마음은 모두 하나 일텐데 그 길로 향하는 마음들이 각양각색이라 그 모습들에서 나오는 낯섬 때문에 제 연민이 더 깊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번 코로나 19는 이곳 대정공소의 모습들도 많이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한 달, 두달 길어지는 방학 아닌 방학은 우리가 그동안 잠시 망각하며 지내왔을지도 모를 ‘천주교 신자’라는 자각들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운동시간, 운동하기 전에 운동장에 계시는 성모님과 아기 예수님께 기도하고 인사하는 형제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많은 형제들이 자발적으로 개인적으로 기도를 하고 운동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은 타 신자들의 어색한 눈들 때문에 혼자서 덩그러니 기도를 하지 못했던 형제들이 이제는 아랑곳없이 혼자서도 성모님께 인사를 잘 드리고 있습니다. 같은 전염이고 전파인데 코로나와는 달리 형제들 간의 조용한 기도의 전파는 우려보다는 기쁨과 환희가 넘쳐흐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것이 신부님과 수녀님 그리고 봉사자님들의 많은 기도 덕분이겠지요. 어려운 가운데 더욱 굳건하게 되는 것이 우리들의 신앙인가 봅니다. 성경에 쓰여 진 말씀처럼 하느님께서 우리들 주변에서 밝은 햇살에 푸른 공기 속에서도, 내리는 빗속에서도 항상 계셔 왔는데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채 그리 먼 곳에서만 주님을 찾고만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코로나 19가 신앙적인 것에서는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달 봉헌 기도는 오월 일주간 종교방의 봉헌기도입니다. 이렇게 계속 봉헌하고 있다는 것을 형제들에게 알리고 있으니 형제들도 기도와 조금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어렵고 힘든 상황, 역시 지나가겠지요. 이 시간들이 지나고 나면 우리 형제들 모두가 조금 더 성숙한 신앙인들이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 건강하시길 바라고 주님과 함께 하는 신부님을 위해 늘 기도하겠습니다.
대정공소 총무 송OO 토마스 모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