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기웅 엘리야 신부님께
+찬미 예수님
신부님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한바탕 수다 떨고나니 속은 후련해졌습니다.
요즘같이 편안한 시간을 주는 것은 앞으로 닥쳐올 폭풍을 예비하라는 뜻으로 알고 잠시 즐기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말 지내고 있던 작은 방에서 대략 2배정도 큰 방으로 세 명이 같이 옮겨졌고 어제 한 사람이 더 와서 네 명이 지내게 되었는데 모두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마음도 잘 맞고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천주교 2명 개신교 2명입니다.)
그동안 머리가 아파 책도 손에 잘 안 잡히고 하던 공부(일본어)도 내려놓았다가 지금은 다시 빠져들었습니다.
날도 많이 뜨거워지고 장마도 시작되고 비도 많이 오는데 신부님은 안녕하시지요?
예수님께서는 제가 얄밉기도 하실텐데 기도를 많이도 들어주십니다. 뭐가 필요할 때는 더 열심히 기도하거든요.
요즘 잠시라도 잘 쉬고 있습니다. 작은 방이라 힘들다고 큰방으로 간 OO이가 많이 약 올라 하지만 어쩔 수가 없네요. 새로 온 큰 방은 만원이 되어버렸거든요. 담당 계장님께서 말이라도 "그동안 고생 많았으니 좀 편안히 지내"라고 하시니 감사하죠.
엘리야 신부님! 밖에서는 감사함이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고 살았는데 이곳에서 지내며 감사한 것 투성입니다. 처음 들어왔을 때 5개월 동안 같이 지내다 헤어졌던 친구를 2년이 넘어서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많이 날카롭고 어려웠던 제가 이제 편해졌다고 합니다. 큰언니 같다구요. 제 스스로 내려놓으려 노력한 덕분인 것 같아 감사합니다.
새로운 저로 거듭나게 하시는 예수님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감사할 것입니다. 신부님께 받는 서신도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밖에서는 언감생심 꿈에서도 생각 못 할 일이니까요.
항상 웃는 얼굴로 편안한 천주교 큰언니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바쁘신 중에 서신 보내주셔 감사합니다. 신부님의 영육 간의 건강을 위하여 기도 드리겠습니다. 건강하세요!
박OO 레지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