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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21-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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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전 대정공소 김OO 시몬 형제님의 편지

나기웅 신부님께

 

+ 찬미 예수님

신부님, 안녕히 이 여름 잘 보내시고 계십니까? 신부님께서 서신을 보내주셔서 이렇게 답장을 쓰게 됐는데 왠지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저는 잘 지내고 있고 나름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더위라는 변수가 있지만 그것도 삶의 일부라 괜찮습니다.

더위라고 하면 견딜 수 있을 것 같고, 폭염이란 말을 들으면 먼저 더운 한숨을 내쉬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마음에 무엇이 들어오는지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듯이 더위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올림픽 시즌이라 게임을 하루종일 보여주는데 한국 선수들이 선전할 때면 더운 것은 금방 잊어버리고 응원하며 경기에 몰입하게 되지요. 땀을 흘리면서도 환호하고 그런 열기가 더위를 밀어내면 활기가 다시 도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요.

더위로 인해서인지 몰라도 지치고 힘이 없을 때면 성경 말씀도 제대로 들리지 않습니다. 기도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기도 하구요. 그럼에도 습관처럼 기도하고 성경을 읽고 나면 하루를 사는 마음이 점점 가벼워집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빵을 나눠주시는, 자주 접해서 다시 읽지 않아도 내용을 알고 있는 말씀입니다. 그래도 다시 천천히 읽어보니, 사람들이 빵과 물고기를 받아먹고 남은 음식을 챙겨 두지 않고 광주리에 넣어주었기에 광주리들이 차고 넘칠 정도로 남았습니다. 그 시대, 가난하고 배고픔이 흔했던 시절에 자기 몫을 챙겨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었겠지만 남은 것들을 내놓을 수 있는 마음이 생겼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신부님께서 저에게 양해를 구하기 전에 제가 먼저 내놓아야 했는데 왠지 복음을 읽으면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12년 전에 대전에 왔을 때, 사목회에서 지원해주겠다는 것을 OO형제님과 같은 마음으로 거절했었는데 △△형제님의 호의를 거절하지 못한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은 아낌없이 나눠주셨고 그것을 받은 이들은 남은 것을 내놓았습니다. 이것이 신앙인들이 받아들여야 하는 마음 자세이겠지요. 하느님께서는 지금도 아낌없이 주고 계시고 그것들을 받아쓰는 사람들은 그것들이 내 것이 아님을 알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살면서 쓰고 남은 것들을 다 내놓을 순 없더라고 주님에게 돌아가기 전에는 하느님의 마음처럼 세상에 나눠주고 가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믿는 이들만이라도 주님에게 돌아갈 때 다 주고 홀가분하게 갈 수 있기를, 그러면 주님께서는 죄가 많이 보여도 받아주는 마음이 가벼우실 것 같습니다.

제단에서 성체의 기적이 이뤄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설레입니다. 그 기적의 맛을 9월에나 느낄 수 있겠네요. 여름이 지나면 코로나 상황도 좋아지리라 생각합니다. 그때 좋고 반가운 마음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저의 어머니도 지원을 안 받아도 됩니다. 어려운 상황은 아니구요, 어머니 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 그리스도 안에서 살고 있으니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사목회 가족 모두 주님의 은총과 사랑 안에서 평안하기를 바랍니다.

 

OO 시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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